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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째선지 매일 지나는 출근 길에 나팔꽃을 보게 되었고, 문득 ‘이래서 모닝글로리라 부르는구나!’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. 그래서 Glory인 것일까. 활짝 핀 모습을 뜻하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어서? 그런 생각을 하며 걸었다. 그러다 애벌레를 보았다. 옆에 쭈그려 앉으니 방향을 내가 앉은 쪽으로 바꿔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길래 영상만 후다닥 찍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.
도토리 모자처럼 생긴 뚜껑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. 몇 개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. 다시 길을 가려던 찰나에 할머니와 너댓살 되어보이는 남자애가 나타났다. “할머니, 애벌레! 애벌레!”를 외치던 애는 몇 걸음 못 가 바닥에 떨어진 꽃잎 위를 부유하는 작은 벌을 보고 그 자리에 언 듯이 서 있었다. 할머니는 거기서 뭐하냐 물었고, 남자애는 아무말도 못하고 벌만 바라봤다.
움직이지 않으면 쏘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. 그 모습이 귀여워서 혼자 웃었다.